완벽할 뻔한 하루였다.

아침에 더 자고 싶은 마음을 죽이고, 헬스장에 갔다. 3주 만의 운동이라 강도는 약했지만 운동은 언제나 활력을 살려준다. 샤워를 마치고, 연희동 라이카 시네마로 갔다. 미야케 쇼 감독의 여행과 나날을 보러. 영화는 일본 특유의 잔잔한 드라마를 그렸다. 영화에서 나오는 파도 소리에 맞춰 누군가 뒤에서 코를 골기도 했다.


아차, 그 전에 연희 시노라에 들렀다. 이전에 먹은 참치샌드위치를 잊지 못해. 웬걸 메뉴에는 적지 않은 변동이 있었고, 나의 참치 샌드위치는 지진이 나, 갈라진 땅 아래로 추락하는 구조물처럼 사라졌다. 대신 치킨 누들 수프라는 대체재를 찾았다. 천재지변이 대수냐는 맛이었다. 아니다, 되돌아보니 일본 영화 같은 맛이었다. 종종 튀는 후추 향만 제외한다면.


영화가 끝나고, 다크에디션커피로 갔다. 무심한 컵에 담긴 드립 커피를 한잔하고 싶었다. 이게 내 마지막 오늘의 일정이었다. 근데 두 번째 웬걸 그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정말로 오늘-내일 휴무란다. 이럴 때면, 인스타그램의 존재 가치를 가슴으로 느낀다. 쓰다.
어쨌든 거의 완벽한 하루였다.